블록체인

블록체인이 구현할 세상의 변화 시리즈 2 - 디파이 금융

더리치쿄쿄 2025. 6. 29. 20:27

디파이(DeFi)로 대출과 이자를 받는 시대: 전통 금융은 붕괴할 것인가?

디파이 금융과 블록체인

금융 서비스의 판을 바꾸는 디파이의 등장

현대 사회에서 ‘대출’은 누구에게나 필요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다. 개인이 집을 사거나, 사업 자금을 마련하거나, 학자금이나 생활비가 부족할 때 대출은 매우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해결책이 된다. 하지만 전통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으려면 어떠한가? 복잡한 절차, 시간 소요, 신용 점수, 담보 제공 등 다양한 조건을 충족해야 하며, 특히 신용이 낮은 사람이나 금융 이력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대출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러한 전통 금융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다. 디파이는 ‘탈중앙화’라는 철학을 기반으로 누구나 조건 없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금융 생태계이다. 중앙 기관 없이 개인과 개인이 금융 서비스를 직접 주고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작동하는 디파이 시스템은 특히 대출 분야에서 기존의 관행을 뒤흔들 만큼 강력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과연 디파이 대출은 기존 은행 대출과 어떤 점이 다를까? 그리고 이 변화는 어떤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디파이 대출의 구조와 전통 금융과의 핵심적인 차이점

디파이에서 대출은 은행 없이도 블록체인 상에서 직접 이루어지는 P2P 금융 서비스다. 이 과정에서 대출자는 자신의 자산을 스마트 컨트랙트에 예치하고, 다른 사용자가 이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하게 된다. 대표적인 플랫폼으로는 에이브(Aave)컴파운드(Compound)메이커 다오(MakerDAO) 등이 있으며, 이들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기반으로 자동으로 대출 조건을 설정하고 이자를 계산한다. 이 과정에 사람은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

 

디파이 대출이 제공하는 가장 큰 장점은 자유로운 접근성과 탈중앙성라 할 것이다. 전통 금융의 틀에 갇혀 대출받을 수 없던 사람들도, 블록체인 지갑 하나만 있으면 디파이 플랫폼에 참여할 수 있다. 이는 특히 개도국 사용자, 은행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의 사용자, 또는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들에게 큰 기회를 제공한다. 시간제한 없이 언제든지 대출이 가능하고, 플랫폼별로 다양한 조건의 대출 상품이 존재해 사용자 선택권도 넓은 편이다.

 

전통 금융 대출과 디파이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바로 신용 심사와 담보의 기준. 전통 금융에서는 신용 점수, 소득 증빙, 직장 정보, 거래 내역 등 여러 복잡한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반면, 디파이에서는 대부분 '과도 담보(over-collateralization)' 방식을 사용하여 일정 비율 이상의 암호화폐를 담보로 걸면 누구나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1,000달러 상당의 이더리움을 담보로 걸고, 600~700달러 정도의 DAI(스테이블코인)를 빌릴 수 있는 것이다. 이 방식은 신용 점수가 필요 없고, 국적이나 은행 계좌 여부와도 무관하다.

 

또 다른 차이는 블록체인으로 담보되는 투명성과 접근성이다. 전통 은행은 내부 시스템이 폐쇄적이라 사용자가 실시간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다. 반면 디파이 플랫폼은 블록체인 위에 모든 거래가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실시간으로 거래 내역, 이자율, 담보 비율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투명성과 접근성 면에서 디파이는 전통 금융보다 훨씬 우수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고 평가받는다.

 

디파이 스테이킹: 자유와 수익, 리스크가 동시에 온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디파이에서는 단순히 대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산을 예치하고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스테이킹(예치)' 기능도 동시에 제공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용자가 자신이 보유한 USDC(스테이블코인)를 에이브(Aave) 같은 디파이 플랫폼에 스테이킹하면, 플랫폼은 이 자금을 다른 사용자에게 대출해 주고, 스테이킹한 사용자에게 이자 수익을 제공한다. 이때 발생하는 이자율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자동 조정되며, 고정 금리가 아닌 동적 금리(Floating Rate)로 운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구조는 디파이를 통해 이자 수익을 얻는 새로운 금융 모델을 만들어냈다. 전통 은행의 예금 금리가 12% 수준인 것과 달리, 디파이에서는 상황에 따라 연 5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으며, 최근 떠오른 스테이블 코인 기반의 '에테나(Etena)' 플랫폼에서는 비록 변동 이율이기는 하지만 연 20% 이상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높은 수익에는 높은 리스크도 따른다. 얼마전 수이 기반의 디파이 플랫폼 '세투스(Cetus)'에 발생한 해킹 사태나 그 유명한 테라(Terra) 사태와 같이 디파이 플랫폼 자체가 해킹당하거나, 스마트 컨트랙트에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되면 스테이킹 자산이 전부 손실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디파이에서 스테이킹은 단순한 ‘예금’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동성 공급자(LP)'로 참여하여 수수료 수익을 얻거나, '파밍(Farming)'을 통해 플랫폼의 보상 토큰을 추가로 받을 수도 있다. 일부 플랫폼은 스테이킹에 참여한 사용자에게 거버넌스 권한(투표권)을 부여함으로써, 단순한 투자자를 넘어 생태계 운영에 참여하는 주체로 만들고 있다. 이처럼 스테이킹은 디파이 대출 구조 안에서 자산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중요한 메커니즘으로 자리 잡고 있다.

 

디파이 만드는 새로운 금융 생태계와 미래의 방향

디파이가 만드는 새로운 금융 시스템

 

디파이 시스템은 단순히 ‘은행 없이 돈을 빌리거나 이자는 받는 기술’ 그 이상이다. 이 시스템은 기존 금융 시장의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으며, 미래에는 디지털 금융이 전통 금융을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디파이 생태계에서는 대출 외에도 예금, 보험, 자산관리, 파생상품 거래 등 다양한 서비스가 구축되고 있으며, 점점 더 정교하고 복잡한 금융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RWA(Real World Asset, 실물 자산 토큰화)'를 기반으로 부동산, 기업채권, 주식 등을 디파이에서 담보로 사용하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디파이 시스템이 단순한 가상 자산 기반에서 벗어나, 실물 경제와 연결된 금융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점점 더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디지털 자산 규제와 제도 정비에 나서면서, 디파이의 제도권 편입 가능성도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파이의 완전한 보편화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기술 이해도, 사용자 경험, 보안 체계, 규제 명확성 등 다양한 요소가 개선되어야 한다. 전통 금융은 여전히 신뢰성과 안정성 면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두 시스템이 공존하는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디파이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새로운 금융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는 사실이다. 높은 자산 변동성, 스마트 컨트랙트 리스크 등 현실적인 단점도 존재하지만, 이는 기술과 규제가 점차 개선되며 해결되어 갈 문제다. 이제 금융 서비스는 더 이상 은행의 전유물이 아니며, 개인의 선택과 책임으로 결정할 수 있는 시대가 우리 앞에 다.

 

[참고]

* 디파이(DeFi):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에서 스마트계약을 기반으로 가상 자산을 이용해서 중앙집중적인 주체나 중개자 없이 P2P 방식으로 작동하는 분산화된 금융서비스

* 스테이킹(Staking): 가상화폐를 블록체인에 예치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지급받는 것

* 유동성 공급자(Liquidity Provider):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 거래소(DEX)**에서 거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암호화폐 자산을 예치(공급)하는 사람이나 기관

* 파밍(Farming): 수확(이자) 농사(Yield Farming)**라고도 부르, 블록체인(특히 디파이, DeFi)에서 암호화폐를 예치해서 보상받는 방식을 말함

* 실물 자산 토큰화(Real World Asset, RWA): ‘현실 자산’을 블록체인으로 가져와 디지털 자산처럼 쉽게 투자하고 거래할 수 있게 만든 것